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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작은 아씨들 - 좌충우돌 네 자매

 

 

 

오늘의 영화 :

작은 아씨들

 

 

 

'작은 아씨들'은 고전 문학으로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들도 많이 있고 이미 영화로도 만들어진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유명한 작품이지만 영화를 보기 전까지 원작은 어린이 용으로 짧은 책을 읽었기 때문일까

분명히 읽은 기억은 나는데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더군요. 단순하게 네 자매가 주인공이고 원작은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했다는 것만 알고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종종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봤을 때, 내가 상상했던 책의 내용이랑 영화의 전개가 다르면 많이 실망하곤 합니다. 해서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는 기대를 거의 안 하는 편입니다. 영화 제작진들도 그들만의 의도가 있으니 그냥 책과 영화를 별개로 분리하고 보면 마음도 편하고 영화도 영화대로 즐길 수 있어서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로 이번 영화도 큰 기대나 사전 정보 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항상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크더라고요...)

 

 

특히나 '작은 아씨들' 같은 고전소설은 재해석의 여지가 높기 때문에 괜한 기대를 했다가 낭패 보기 쉬울 것 같았습니다.

또 영화 예고편을 보고서는 고전 소설의 흐름이나 인물의 재현보다는 원작의 시대 배경을 얼마나 '생생하게' 그려냈는지

더 관심이 많았던 사람인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너무 힘들 일이 많았기에 즐거운 이야기를 쓴다"

                                       By. Louisa May Alcott

 

 

원작에 작가의 경험이 들어 있다는 정보 + 영화 첫 크레디트에 쓰인 위의 멘트를 가지고 생각해보면

영화 '작은 아씨들'은 관객에게 상상의 여지를 많이 주고 있는 오픈 결말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작가 '조'가 편집장과 원고 작업하는 부분만 실제 이야기고 '작은 아씨들' 네 자매의 이야기는 작가의 소설인지.

아니면 '작은 아씨들' 이야기에도 작가의 삶이 들어갔는지. 만약 들어가 있다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확실한 실마리를

찾을 수 없어 영화가 끝난 후에도 끊임없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논픽션인지는 작가만이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보여 준 '작은 아씨들'의 그 행복했던

마지막이 마음에 들어 작가의 실화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가 힘든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려고 쓴 행복한 어린 시절을 토대로 창조한 캐릭터들의 대리 행복이 아닌

작가 본인이 어려움을 극복해내고 그래서 추억으로 남기고 팠던 행복한 이야기였으면 하고 개인적으로 바래봅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작은 아씨들'의 배경이 얼마나 잘 구현됐는지 관심 있던 사람으로서 원작의 시대상이 영화에 잘 녹아있어 매우 만족하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다양한 스타일의 옷, 드레스와 음악 그리고 배경이 나와서 한 장면이라도 놓칠까 봐 집중해서 보게 됩니다. 이를 통해 눈과 귀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19세기의 상류층, 중산층 그리고 서민층. 각 계층의 생활을 여러 모습으로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그곳의 삶에 잠깐이나마 함께해 19세기 미국으로 짧은 시간 여행을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활자를 통해서만 남겨진 상상 밖에 할 수 없는 그 시대를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흥미롭지 않나요? 이게 바로 영화가 주는 즐거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다른 나라의 시대를 보여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게 되는 순간 애정을 느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뿐만 아니라 색감을 통한 시각적 연출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고, '작은 아씨들' 영화를 돋보이게 해 준 매력적인 요소였습니다.

 

 

네 자매가 함께 지냈던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어린 시절은 따뜻한 노란 불빛과 노을을 사용해서 영화 속 자매의 어린 시절은 전반적으로 노르스름한 색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마치 가'의 집을 장식한 여러 개의 초와 등불, 아기자기한 장식들은 포근하고 따뜻한 감성을 유지해줍니다.

 

반면에 7년 후의 성인이 된 현재의 장면에서는 가족들의 힘겹고 차가운 현실을 대변하듯이 하얗고 푸른빛의 서늘한 색감이 주를 이룹니다. 어린 시절 따뜻했던 집과는 다르게 그늘지고 장식이 최소화된 '마치'가의 모습은 한층 더 차가워 보입니다. 서늘한 색감으로 어린 시절과 현재의 차이를 더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런 상반된 색감과 어린 시절과 현재가 교차되는 장면 전환을 통해 2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7년의 긴 세월의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고 늘어지지 않도록 한 제작진들의 노력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철없는 막내에서 제일 성숙한 '어른'이 되어버린 '에이미'

 

 

'작은 아씨들'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 하나하나 입체적이고 또한 개성이 뚜렷합니다.

 

 

여러 인물들 중에서도 두 명의 캐릭터가 기억에 남습니다.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작 중 화자의 역할을 하며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해내는 둘째 '조'와

극복할 수 없는 현실에 주저앉는 것이 아닌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더 나아가 주어진 선택지 중 성공적인(?) 최상의 선택지를 쟁취해낸 막내 '에이미'

 

언뜻 서로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그녀들이 선택한 삶은 결국 본인들에게 가장 행복한 삶이고 가장 최선이자 최고의 삶이었습니다. 본인들에게 가장 행복한 방향으로 삶을 살아가는 그녀들의 모습에 사랑스러운 매력을 느꼈습니다. 

 

 

'작은 아씨들' 네 자매 중에 가장 큰 캐릭터 변화를 보여준 건 '에이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현실의 한계를 넘은 '조'와는 달리 '에이미'는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체념과 허상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녀에서 그 선택은 치열한 고민 끝에 생존을 위한 지극히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불가능이 가득했던 그 당시 여성들의 삶에서 그녀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를 가지고 본인이 원하던 결과를 쟁취한 '에이미'는 정말 영리하고 매력적인 존재라고 생각됩니다. 

 

 

 

 

 

 

영화를 본 후에 여운이 길게 남에 계속 생각하게 되는데 그럴수록 궁금하게 자꾸 생겼습니다.

 

 

천방지축 개성 강한 네 자매에서 한 층 성숙해진 그녀들의 이후의 이야기도 궁금하고

각색 전 인물들과 영화 속 인물들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해졌습니다.

 

네 자매를 중심으로 영화가 진행되기도 했고, 나 또한 "작은 아씨들"에 집중하느라 주변 인물들의 감정선에는

덜 집중을 하기도 해서 '로리'의 감정선을 놓친 아쉬움이 있습니다. '로리' 뿐만 아니라 다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나 

감정선도 궁금하게 만든 그런 영화였습니다. 끝난 후에도 계속 궁금하게 만드는 영화인지라 영화를 본 기억이 약간 

사그라들면 다시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 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니까요.

 

 

 

 


 

"우리의 인생은 모두가 한 편의 소설이다."

           OWN YOUR STORY

 

 

 

원작을 사랑하고 기억하는 분들의 경우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2시간이 넘는 긴 러닝 시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은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영화 속에는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우리가 겪을 수 있는 모든 순간들이 적절히 섞어 들어있습니다.

삶의 희로애락을 모두 보여주는 그들의 인생에서 한 순간이라도 눈을 뗄 수가 없어 4인 4색의 매력을 가진 네 자매에

저도 모르는 사이 푹 빠져버렸습니다.

잔잔하고 여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귀엽고 웃긴 부분도 간간이 녹아있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원작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원작과 다른 각색을 보는 재미가 있고,

원작을 읽어보시지 못한 분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애정할 만 한 영화입니다.

'마치'가의 천방지축 네 자매가 궁금하시지 않으신가요? 

아니면 19세기 미국인들의 모습과 생활이 궁금하시 않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