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책] 눈물 상자 - 어른들을 위한 동화

 

 

 

 

오늘의 책 :

눈물 상자

'한강'

 

 

 

 

 '한강' 작가는 사람들에게 이름이 많이 알려진 국내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책으로는 '채식주의자' '소년은 온다' 등의 제목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소설들이 있고,

번역이 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유명한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채식주의자'는 읽어보지는 못했다는 거...)

 

소설부터 시집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 중에서 <눈물 상자>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소개를 보고 마음이 끌렸다. 

<눈물 상자>는 생각보다 작고 얇은 책이라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기에도 좋고

중. 장편 소설에서 볼 수 없는 '동화'라는 취지에 맞게 귀여운 삽화도 중간중간 들어있어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얇은 분량의 책이라고 마냥 쉽지만은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물 이야기"

 

옛날, 어느 마을에 울음이 많은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눈물도 많았지만,

썩 이해가 되지 않는 일에도 눈물을 흘리곤 해 마을 사람들은 아이가 눈물 흘리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모두들 그 아이를 '눈물 단지'라고 불렀다.

 

그런 눈물이 많은 아이에게 어느 날 '검은 옷의 아저씨'가 찾아왔다.

'검은 옷의 아저씨'는 눈물을 사고, 파는 아저씨인데 '눈물 단지'가 특별한 아이라고 말하며

특별한 눈물을 갖은 '눈물 단지'의 순수한 눈물을 사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는 자신의 눈물이 특별하지 않은 그저 흔한 눈물이라 부끄럽다 한다.

 

 

 

 

 

 

 

아이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검은 옷의 아저씨'는 눈물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며 본인을 위해 울어달라 하지만

아이는 끝내 눈물을 보여주지 못하고, 아저씨는 다른 약속이 있어 아이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아이는 아저씨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 아저씨와 함께 잠시간의 여행을 하기로 한다. 

 

 

이 여행에서 '눈물 단지'에게 어떤 일이 생길까. 이 여행의 끝은 어디일까. 

'검은 옷의 아저씨'가 원하는 순수한 눈물이란 어떤 눈물을 말하는 걸까.

 

 

 

 

"저마다 다른 색깔을 가진 눈물"

 

이 세상에는 많고 많은 눈물이 있고, 그 마다의 이유와 색깔을 가지고 있다.

눈물마다 제각기 다른 색깔과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진 작가의 상상력이 재미있는 책이었다.

 

 

우리 사회는 '눈물 상자'의 눈물을 이해하지 못한 마을 사람들처럼 눈물을 썩 좋은 의미로는 여기지 않는다.

제일 대표적으로 '남자는 죽기 전에 3번만 운다.'라는 말이 있듯이 눈물을 부정적인 존재로 흔히들 생각한다.

하지만 눈물을 참는다는 것은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억누른다는 것이다.

약에도 내성이 생기듯 계속 억누르기만 한다면 내 자신에게 혹은 주변에 무감정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속에 응어리가 쌓여 결국 뻥! 터지게 될 수도 있다.

 

작가는 이런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눈물을 참지 마세요.'

 

 

 

 

 

"영혼을 물로 씻어낸 기분"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 울고 싶지만 참아야 할 때의 답답함은 겪어 본 사람들은 다 알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참다 참다 어느 날, 별거 아닌 이유에 눈물을 쏟아내본 경험이 있나요?

 

나도 모르게 펑펑 울고나면 몸의 힘이 확 풀리면서 속이 시원하고 나른해지는 것처럼

'영혼을 물로 씻어낸 기분' 이란 게 이런 기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아내가 떠나갔을 때...

슬퍼서 살아갈 수 없을 정도의 순간 순간들에 울지 않아 오랜 시간 오해 속에서 살아온 할아버지가

'검은 옷의 아저씨'를 만나 그 오랜 설움과 세월을 기쁨의 눈물로 털어낸 것처럼 말이다.

 

 

 

눈물상자
국내도서
저자 : 한강
출판 : 문학동네 2008.05.22
상세보기

 

 

눈물은 우리의 생에 슬픈 일, 기쁘고 감사한 일, 고통스럽고 평화로운 시간을 진정으로 깊이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이렇듯 <눈물 상자>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알게 모르게 억눌러왔던 눈물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아무 이유 없이 흘리는 눈물도 괜찮다고, 눈물을 흘려도 괜찮다고 넌지시 건네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생각한다.